간만에 RPG 대작이라는 소리를 듣고 잔뜩 기대를 가지고 플레이를 10시간 정도 해보았습니다
사실 'RPG 대작'이라는 말에 올드유저들이 갖는 기대감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RPG는 말 그대로 롤플레잉게임, 내가 게임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몰입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정통 RPG가 주는 그러한 재미를 혹시 기대하셨던 분이라면 이 게임은 실망하실 확률이 높습니다
초반에 Divinity Original Sin에 적응하면서 정신없이 지나간 4~5시간 후부터는 게임이 상당히 지루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이 게임은 그래픽이나 전투, 인터페이스까지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는 딱히 부족한 점이 없습니다
그러나 게임 내적으로 스토리의 깊이나 세계관, 게임의 디테일면에서는
솔직히 말해 2000년 이전의 RPG보다
나은 점이 하나도 없는 게임입니다
번역의 부족함을 고려하더라도 뻔한 말을 되풀이하는 무수한 NPG, 전혀 미스테리하지 않은 사건들,
이제까지 수많은 RPG에서 반복된 1차원적인 음모와 살인사건들은 이 게임의 스토리를 즐긴다는 게
시간낭비라는 사실을 자꾸 저에게 상기시켰습니다
이정도 스토리라면 그냥 스토리는 무시하고 디아블로처럼 호쾌한 전투를 지속적으로 즐기는 게 낫지요
이 게임은 어느 정도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며 유저 스스로 수수께끼를 풀어야 하는 숙제를 내는데
그 숙제가 흥미로운 탐구생활이 아니라 그저 지루하게 왔다갔다 하며 시간을 낭비해서 풀 수 있는 숙제들이라
'내가 왜 이 짓을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고 마는 것입니다.
이 게임을 간만에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즐긴 RPG라고 평가하셔서 다소 조심스럽지만
정교한 스토리라인도, 호쾌한 타격전도 기대할 수 없는 애매모호한 게임이라 어떤 유저에게 추천해야 할지 애매하기도 한
한마디로 많이 부족한 게임이라는 게 제 개인적인 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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