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잡철

바람구멍 2017-12-18 (월) 02:31 조회 : 1460 추천 : 4

나는 어렸을 적부터 손으로 하는거러면 뭐든 좋아했다. 개중에 철을 다루는 거라면 더욱 좋아했다. 그래서 꿈은 대장장이, 벌건 불앞에 살이 뜨거워도 망치질을 하는 그 모습이 내겐 꽤나 멋있어 보였다. 하지만 본디 꿈을 먹고 살기란 힘든 일이 아닌가, 나는 금방 꿈을 놓아주었다. 그렇게 긴 시간을 뜨겁게도 차갑게도 보내고 나니 내 모습이 망치질 하는 대장장이가 아니라 망치질 당하는 철과 같아 보인다. 길에 굴러다니는 불순물 덩어리였다가 불 앞에 제 몸을 녹이고 몇 번의 망치질 당하기를 얼마나 반복했을까. 이제는 식어서 굳어버린 내 모습은 멋드러진 칼도 섬세한 장신구도 쓸모있는 농기구도 아닌 그냥 잡철일 뿐이다. 다시 불구덩이에 몸을 던지고 싶다. 하지만 너무 뜨거워 깨져버릴까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 아마 나는 계속 잡철일 것 같다. 어제도 그랬듯 오늘도 그랬듯 내일도 잡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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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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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wao212 2017-12-18 (월) 05:53

좋은 수필인듯 어느 수필작가분 향이 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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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멍글쓴이 2017-12-18 (월) 13:08

밤에 취해서 횡설수설한건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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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마루 2017-12-18 (월) 09:45

글에 담겨 있는 감정선은 좋네요.
더 있어도 될 몇몇 단락을 쳐내고,
굉장히 압축시킨 느낌이 나는데
그래도 글의 느낌자체는 좋네요.

대신, 엔터키 좀 눌러서 줄 띄움만 좀 해주셨으면 좋으려만... 가독성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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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멍글쓴이 2017-12-18 (월) 13:09

좋게 봐주시니 감사하네요, 좀 더 다듬어보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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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월루 2017-12-18 (월) 15:58

윗분 말씀처럼 수필느낌이랄까 무언가에 취해 홀로 나의 상황을 이야기 하는 부분 이랄까...여튼 괜찮은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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